일하기 싫어서 당당히 신돈이에게 날짜를 고르라고 했어요..'ㅂ' ...그 옛날에;;
누가 해당될지는 랜덤이기에 그저 효테이 멤버라고 힌트만 주고 말았지만, 이 날의 주인공은,
가쿠토 되겠습니다.'ㅂ'
출처는 이곳, http://hp.kutikomi.net/xxx-title/
원 키워드는, 12月12日冬毛
그렇습니다. 제가 단어를 잘못 읽었....................OTL
아놔 이런 실수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 30% 쓰다가 다시 확인하다가 알아챘는데 걍 계속 썼어요.
이불이면 어떻고 털이면 어때요-_-
그리고 여기 오리털이불 등장하니까 그걸로 쌤쌤이라고 해...주세요.흑흑
단어 잘못 읽은 제가 제일 부끄러워요. 흑흑
1월 키워드에 '모포'가 있어서 그걸로 대체할까 생각도 했는데 역시 모포는 이불하고 춈 틀리잖아요........
어쨌든 스크롤 압박;
12월 12일
조금 있으면 12월도 벌써 반이나 된다.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겨울도 벌써 이만큼이나 와있어서, 테니스부 연습이 끝나고 발갛게 상기된 볼로 집에 돌아온 가쿠토를 그의 어머니가 붙잡았다.
"다녀왔습니다- 아,추워-"
"왔니? 어서 올라가서 옷 갈아입고 내려오렴. 아, 그리고 각쨩."
"응? 왜?"
"방에 가면 선물이 있으니까 맘에 드는지 보고."
"에? 진짜?"
한걸음에 자신의 방문을 열고 들어선 가쿠토의 눈앞에 보이는건 보기만 해도 폭신폭신해 보이는 파란 하늘빛에 귀여운 양이 뛰놀고 있는 새 이불이었다.
"와-무려 오리털!"
앞뒤 가릴 것 없이 일단 침대로 점프하려면 가쿠토는 가까스로 발을 멈췄다.
아무리 간단하게 샤워하고 온다고 해도, 운동하고 나서 새 이불위에 올라타는(?)건 불결하니까.
재빨리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부엌에서 저녁 준비를 하는 그의 모친을 향해 달려간 가쿠토는 가볍게 점프하여 그녀의 등에 매달렸다.
"엄마-! 완전 맘에 들어! 우리 엄마 최고-!"
"우리 아들 이렇게 좋아하니까 엄마가 더 좋은데? 내친김에..."
"저도 이제 곧 중학교 3학년이 되니 그것만은 사양하고 싶습니다."
"에- 우리 아들이 이제 다 컸다고 엄마는 거부하는거야?"
이럴 때 보면 자신보다 애가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드는 가쿠토였다.
위로 누나도 한 명 있는 가쿠토지만, 주변 친구들하고 비교했을 때 가쿠토의 부모님은 꽤 젊은 편에 속했다. 뭐, 나이 탓이 아니라 분명 본래 성격이 그런 것일 테지만 어쨌거나 애정표현도 좀 더 많은 편이었고.
다소 철없는 부모 밑에서 자란 가쿠토는 덕분에 그 나이대 아이들과 비교하면 조금은-어디까지나 조금이다- 더 철이 든 편이었다. 외견을 보면 아무도 그런 생각은 안하지만.
덕분에 테니스부 연습 때도 누구라고 말은 못하지만 여하튼 뒷처리 하느라 남몰래 한숨이 많은 가쿠토는 집에 와서 더이상 '그것'을 하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자신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그의 모친을 보며 차마 대놓고는 못하고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쪽-
"됐지? 나 빨리 밥이나 줘. 배고파."
"우리 아들, 이제 입술에는 여자 친구한테만 해주기로 한거야?"
"엄마!!"
"어머, 농담인데, 진짜 여자 친구 있는거야?"
"그,그런거 아냐."
흐음-하고 잠시 가쿠토를 내려다 보던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오늘도 힘든 연습으로 잔뜩 배고파할 아들을 위해 저녁상을 차렸다. 오늘 저녁 메뉴는...
"......카레네."
"이건 그냥 카레가 아니에요. 우리 각쨩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스페셜 메뉴랍니다~"
카레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학교에서도 자주 먹는 것이기에 집에서는 좀 더 다른걸 먹고 싶은게 가쿠토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사실 오늘 점심도 카레였는데.
어느새 새로 받은 이불은 까맣게 잊고 저녁 메뉴에 조금 볼이 부인 가쿠토였다.
하지만 배는 고프고 저녁밥은 먹어야 하니 조금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입안에 숟가락을 밀어넣었다.
그렇게 첫 술을 뜬 가쿠토는 입안에서 밥을 오물거리다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또 한 입.
"이거 낫토카레잖아! 우와! 진짜 맛있어!!"
"엄마가 어제 외출했잖니? 그 때 처음 보는 가게로 카레를 먹으러 갔는데, 어떤 안경을 쓴 잘생긴 학생이 낫토카레를 주문하는 거 아니겠어? 처음보는 메뉴라 신기해서 따라서 시켜봤는데 꽤 맛있어서 주인 아저씨한테 만드는 법 조금만 알려달라고 부탁했지. 우리 아들 만들어주려고."
그 사이 가쿠토는 고개도 제대로 들지 않고 응,응 하면서 밥을 먹었다.
안경 쓴 잘생긴 학생이란 부분이 약간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누군지 잘 알지도 못하는데 아무렴 어때-하는 생각이 들어 잠자코 먹는 것에 충실했다.
솔직히 말하면, 먹느라 바빴다.
그렇게 즐거운 저녁 시간이 지나가고, 가볍게 목욕을 하며 피로를 풀고, 내일까지 제출해야 할 수학 숙제를 하고 나니 벌써 시계는 12시를 향하고 있었다.
테니스부 연습이 늦게 끝나면 별거 안해도 늘 시간이 이렇다.
가볍게 투덜거리던 가쿠토는 내일 아침 일찍 다시 오전 연습을 위해 집을 나서야 해서 얼른 불을 끄고 누웠다. 폭신폭신한 이불이 너무 느낌이 좋아서 금방 눈이 감길 것만 같았다.
그렇게 5초간 누워있던 가쿠토는 다시 벌떡 일어나서 불을 켰다.
정말로 막 잠에 빠지려던 터라 졸린 눈을 비비면서 새 이불을 곱게 접은 후, 장을 열었다. 가쿠토가 그동안 쓰던 이불이 아직 그 안에 곱게 접혀 들어가 있는 것이 보였다. 가쿠토는 옛날 이불을 꺼내고는 새 이불을 그 자리에 집어 넣었다. 이불을 펴자 조금 재채기가 났지만 내일 일을 생각하자 다시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금새 잠들어버린 가쿠토였다.
다음 날, 조금 피곤함이 남아있긴 했지만 그래도 아침 일찍 일어난 가쿠토는 재빨리 학교갈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중간에 편의점에서 따뜻한 밀크티를 하나 사서 양손으로 꼭 쥐고 조금씩 홀짝거리며 학교로 향했다.
가쿠토는 하루 중에서 학교가는 이 시간이 제일 즐거웠다.
물론 유시 등 친구들하고 테니스 연습하는 것도 즐겁고, 여유롭게 앉아서 하기가 머리를 빗어주는 점심 시간도 즐겁고, 잘난척 하는 아토베가 좀 재수없지만 새로운 걸 알게 되는 수업 시간도 즐겁다.
하지만 역시 제일 좋은 건, 약간 한적한 골목길을 나 혼자만의 세상인 것 처럼 걸어갈 수 있는 아침 등교길이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저 하늘이 모두 내 것만 같아서. 그래서 두 팔을 벌리면, 등에 날개가 생겨서 날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아서.
그렇게 어딘가 들뜬 기분으로 학교에 도착하면 늘 그렇듯 자연스럽게 테니스부 부실로 향한다. 가을까지는 일반 부실을 사용했지만 이젠 선배들도 은퇴하고 가쿠토는 레귤러가 되어 레귤러 전용 부실을 이용하게 되었다.
사실 예전엔 이런 구분같은건 없었는데, 아토베가 들어와서 사비로 전용 부실을 만들어버렸다. 이럴 때 아토베는 가쿠토에게 부자가 돈 많은거 자랑하는 게 아니라 그저 쓸모있는 놈으로 인식될 따름이었다.
왜냐면, 지금의 가쿠토에게 중요한 것은,
"지로!!!"
".........아? 으응, 가쿠토구나..좋은 아침."
"응응. 좋은 아침. 오늘도 용케 일찍 왔네? 아토베가 태워줬어?"
"응.....학교 가는 방향에 있다고....."
가쿠토는 습관처럼 아까 편의점에서 밀크티와 함께 산 포키를 꺼내 상자를 뜯었다. 아침엔 밥 챙겨먹는다고 해도 시간상 많이 못먹으니까. 이왕 사는거 친구가 좋아하는 걸로.
가쿠토는 포키를 꺼내 지로의 입에 넣어 주었다. 오물거리면서 금방 미소가 지어지는 지로를 보며 가쿠토도 따라서 먹으며 웃어주었다.
"아참참, 이럴 게 아니지."
"응? 가쿠토 왜? 무슨 할 일 있어?"
"응. 진-짜 중요한 일인데."
"뭔데뭔데?"
"지로, 너 오늘 우리집에서 자고 안 갈래?"
"갈래---!!!!"
금방 눈을 빛내며 환호성을 지르는 지로를 보자 덩달아 소리를 지르고 싶어지는 가쿠토였다.
완전히 각성 모드가 된 지로가 들뜬 목소리로 우리집에 같이 가서 잠옷 가져가자는 둥, 과자는 3개 살거라는둥, 사회 숙제 같이 하자는 둥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이야기해서 가쿠토는 무조건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지로, 가쿠토네 집에서 너무 실례되지 않게 놀다 오렴."
"아주머니, 안녕히 계세요."
"응 그래, 다음엔 우리집 와서 자고 가렴."
하루종일 눈을 반짝반짝 뜨고 있는 지로를 보며 아토베는 놀라움 반, 기특함 반으로 이유를 물어왔는데, 옆에서 시시도가 한심하다는 듯이 "가쿠토네 집에서 자고 간다고 저런다." 라고 말해 아토베까지 한숨을 쉬며 쳐다봐도 상관없었다.
지로는 하루종일 가쿠토네 놀러가서 인생게임도 해야지- 라던가, 과자말고 귤을 사가는게 좋을까? 등을 생각하느라 잠 잘 틈도 없었다. 잠이야 이따 가쿠토네서 잘건데 뭐.
하지만 연습이 여전히 늦게 끝나서 숙제를 먼저 끝마치고 나자, 인생게임까지는 하지 못했다. 약간 풀이 죽은 지로를 가쿠토는 "인생이 다 그렇지 뭐-" 하는 어색한 농담을 하며 대신 젠가를 꺼냈다.
한참을 쌓고 무너뜨리고 깔깔거리면서 벌칙으로 포키로 이마를 맞다가 부러진 포키를 보며 다시 깔깔거리다보니 어느덧 잘 시간이었다.
"짜잔-!"
"와아 새 이불이다-!"
지로가 잠옷으로 갈아입는 동안 재빨리 어제 넣어뒀던 이불을 꺼낸 가쿠토가 자랑스럽게 침대 위에 펴보였다. 예상대로 지로는 특히 양 그림에 환호했다.
"하나,둘,셋-!"
동시에 숫자를 세고는 침대위로 폴짝.
둘 다 가벼운 편이라 몸이 가볍게 침대위로 떠올랐다. 그리고 새 이불도 같이 푱-
다시 침대위로 떨어진 두 사람을 안아주듯 이불이 부드럽게 감겼다.
"와,이거 진짜 폭신폭신하다-"
"그치그치? 너 오면 처음 쓸려고 아껴뒀지."
"와아- 가쿠토 최고-!"
히터가 틀어져 있다고 해도 계속 침대 위에 있기엔 조금 추웠다.
한동안 누워서 뒹굴거리던 가쿠토와 지로는 이번엔 이불 속으로 쏘옥 들어가서 얼굴만 내밀었다.
"내일은 늦게 일어나도 되니까 더 좋다, 그치?"
"응- 이제 학교 나갈 날도 얼마 안남았고-"
"테니스부는 방학 때도 물론 연습 엄청 하겠지?"
"...으응- 게다가 이젠 부장도 아토베니까아-"
"아- 빨리 3학년 됐으면 좋겠다. 응?"
"............으응....."
어느새 잠든 지로를 보며 이불을 다시 잘 덮어준 가쿠토는 침대가 흔들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빠져나와 불을 껐다. 그리고 다시 나올 때처럼 조심스럽게 들어가 이불을 덮었다.
"잘 자, 지로."
"...................응..너도......."
희미하게 들려오는 지로의 대답에 가쿠토는 어둠속에서 가만히 웃어보았다. 새로 받은 겨울 이불은 포근하게 두 사람을 감싸주고 있어, 가쿠토는 좋은 꿈을 꿀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조금 있으면 12월도 벌써 반이나 된다.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겨울도 벌써 이만큼이나 와있어서, 테니스부 연습이 끝나고 발갛게 상기된 볼로 집에 돌아온 가쿠토를 그의 어머니가 붙잡았다.
"다녀왔습니다- 아,추워-"
"왔니? 어서 올라가서 옷 갈아입고 내려오렴. 아, 그리고 각쨩."
"응? 왜?"
"방에 가면 선물이 있으니까 맘에 드는지 보고."
"에? 진짜?"
한걸음에 자신의 방문을 열고 들어선 가쿠토의 눈앞에 보이는건 보기만 해도 폭신폭신해 보이는 파란 하늘빛에 귀여운 양이 뛰놀고 있는 새 이불이었다.
"와-무려 오리털!"
앞뒤 가릴 것 없이 일단 침대로 점프하려면 가쿠토는 가까스로 발을 멈췄다.
아무리 간단하게 샤워하고 온다고 해도, 운동하고 나서 새 이불위에 올라타는(?)건 불결하니까.
재빨리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부엌에서 저녁 준비를 하는 그의 모친을 향해 달려간 가쿠토는 가볍게 점프하여 그녀의 등에 매달렸다.
"엄마-! 완전 맘에 들어! 우리 엄마 최고-!"
"우리 아들 이렇게 좋아하니까 엄마가 더 좋은데? 내친김에..."
"저도 이제 곧 중학교 3학년이 되니 그것만은 사양하고 싶습니다."
"에- 우리 아들이 이제 다 컸다고 엄마는 거부하는거야?"
이럴 때 보면 자신보다 애가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드는 가쿠토였다.
위로 누나도 한 명 있는 가쿠토지만, 주변 친구들하고 비교했을 때 가쿠토의 부모님은 꽤 젊은 편에 속했다. 뭐, 나이 탓이 아니라 분명 본래 성격이 그런 것일 테지만 어쨌거나 애정표현도 좀 더 많은 편이었고.
다소 철없는 부모 밑에서 자란 가쿠토는 덕분에 그 나이대 아이들과 비교하면 조금은-어디까지나 조금이다- 더 철이 든 편이었다. 외견을 보면 아무도 그런 생각은 안하지만.
덕분에 테니스부 연습 때도 누구라고 말은 못하지만 여하튼 뒷처리 하느라 남몰래 한숨이 많은 가쿠토는 집에 와서 더이상 '그것'을 하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자신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그의 모친을 보며 차마 대놓고는 못하고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쪽-
"됐지? 나 빨리 밥이나 줘. 배고파."
"우리 아들, 이제 입술에는 여자 친구한테만 해주기로 한거야?"
"엄마!!"
"어머, 농담인데, 진짜 여자 친구 있는거야?"
"그,그런거 아냐."
흐음-하고 잠시 가쿠토를 내려다 보던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오늘도 힘든 연습으로 잔뜩 배고파할 아들을 위해 저녁상을 차렸다. 오늘 저녁 메뉴는...
"......카레네."
"이건 그냥 카레가 아니에요. 우리 각쨩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스페셜 메뉴랍니다~"
카레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학교에서도 자주 먹는 것이기에 집에서는 좀 더 다른걸 먹고 싶은게 가쿠토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사실 오늘 점심도 카레였는데.
어느새 새로 받은 이불은 까맣게 잊고 저녁 메뉴에 조금 볼이 부인 가쿠토였다.
하지만 배는 고프고 저녁밥은 먹어야 하니 조금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입안에 숟가락을 밀어넣었다.
그렇게 첫 술을 뜬 가쿠토는 입안에서 밥을 오물거리다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또 한 입.
"이거 낫토카레잖아! 우와! 진짜 맛있어!!"
"엄마가 어제 외출했잖니? 그 때 처음 보는 가게로 카레를 먹으러 갔는데, 어떤 안경을 쓴 잘생긴 학생이 낫토카레를 주문하는 거 아니겠어? 처음보는 메뉴라 신기해서 따라서 시켜봤는데 꽤 맛있어서 주인 아저씨한테 만드는 법 조금만 알려달라고 부탁했지. 우리 아들 만들어주려고."
그 사이 가쿠토는 고개도 제대로 들지 않고 응,응 하면서 밥을 먹었다.
안경 쓴 잘생긴 학생이란 부분이 약간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누군지 잘 알지도 못하는데 아무렴 어때-하는 생각이 들어 잠자코 먹는 것에 충실했다.
솔직히 말하면, 먹느라 바빴다.
그렇게 즐거운 저녁 시간이 지나가고, 가볍게 목욕을 하며 피로를 풀고, 내일까지 제출해야 할 수학 숙제를 하고 나니 벌써 시계는 12시를 향하고 있었다.
테니스부 연습이 늦게 끝나면 별거 안해도 늘 시간이 이렇다.
가볍게 투덜거리던 가쿠토는 내일 아침 일찍 다시 오전 연습을 위해 집을 나서야 해서 얼른 불을 끄고 누웠다. 폭신폭신한 이불이 너무 느낌이 좋아서 금방 눈이 감길 것만 같았다.
그렇게 5초간 누워있던 가쿠토는 다시 벌떡 일어나서 불을 켰다.
정말로 막 잠에 빠지려던 터라 졸린 눈을 비비면서 새 이불을 곱게 접은 후, 장을 열었다. 가쿠토가 그동안 쓰던 이불이 아직 그 안에 곱게 접혀 들어가 있는 것이 보였다. 가쿠토는 옛날 이불을 꺼내고는 새 이불을 그 자리에 집어 넣었다. 이불을 펴자 조금 재채기가 났지만 내일 일을 생각하자 다시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금새 잠들어버린 가쿠토였다.
다음 날, 조금 피곤함이 남아있긴 했지만 그래도 아침 일찍 일어난 가쿠토는 재빨리 학교갈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중간에 편의점에서 따뜻한 밀크티를 하나 사서 양손으로 꼭 쥐고 조금씩 홀짝거리며 학교로 향했다.
가쿠토는 하루 중에서 학교가는 이 시간이 제일 즐거웠다.
물론 유시 등 친구들하고 테니스 연습하는 것도 즐겁고, 여유롭게 앉아서 하기가 머리를 빗어주는 점심 시간도 즐겁고, 잘난척 하는 아토베가 좀 재수없지만 새로운 걸 알게 되는 수업 시간도 즐겁다.
하지만 역시 제일 좋은 건, 약간 한적한 골목길을 나 혼자만의 세상인 것 처럼 걸어갈 수 있는 아침 등교길이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저 하늘이 모두 내 것만 같아서. 그래서 두 팔을 벌리면, 등에 날개가 생겨서 날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아서.
그렇게 어딘가 들뜬 기분으로 학교에 도착하면 늘 그렇듯 자연스럽게 테니스부 부실로 향한다. 가을까지는 일반 부실을 사용했지만 이젠 선배들도 은퇴하고 가쿠토는 레귤러가 되어 레귤러 전용 부실을 이용하게 되었다.
사실 예전엔 이런 구분같은건 없었는데, 아토베가 들어와서 사비로 전용 부실을 만들어버렸다. 이럴 때 아토베는 가쿠토에게 부자가 돈 많은거 자랑하는 게 아니라 그저 쓸모있는 놈으로 인식될 따름이었다.
왜냐면, 지금의 가쿠토에게 중요한 것은,
"지로!!!"
".........아? 으응, 가쿠토구나..좋은 아침."
"응응. 좋은 아침. 오늘도 용케 일찍 왔네? 아토베가 태워줬어?"
"응.....학교 가는 방향에 있다고....."
가쿠토는 습관처럼 아까 편의점에서 밀크티와 함께 산 포키를 꺼내 상자를 뜯었다. 아침엔 밥 챙겨먹는다고 해도 시간상 많이 못먹으니까. 이왕 사는거 친구가 좋아하는 걸로.
가쿠토는 포키를 꺼내 지로의 입에 넣어 주었다. 오물거리면서 금방 미소가 지어지는 지로를 보며 가쿠토도 따라서 먹으며 웃어주었다.
"아참참, 이럴 게 아니지."
"응? 가쿠토 왜? 무슨 할 일 있어?"
"응. 진-짜 중요한 일인데."
"뭔데뭔데?"
"지로, 너 오늘 우리집에서 자고 안 갈래?"
"갈래---!!!!"
금방 눈을 빛내며 환호성을 지르는 지로를 보자 덩달아 소리를 지르고 싶어지는 가쿠토였다.
완전히 각성 모드가 된 지로가 들뜬 목소리로 우리집에 같이 가서 잠옷 가져가자는 둥, 과자는 3개 살거라는둥, 사회 숙제 같이 하자는 둥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이야기해서 가쿠토는 무조건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지로, 가쿠토네 집에서 너무 실례되지 않게 놀다 오렴."
"아주머니, 안녕히 계세요."
"응 그래, 다음엔 우리집 와서 자고 가렴."
하루종일 눈을 반짝반짝 뜨고 있는 지로를 보며 아토베는 놀라움 반, 기특함 반으로 이유를 물어왔는데, 옆에서 시시도가 한심하다는 듯이 "가쿠토네 집에서 자고 간다고 저런다." 라고 말해 아토베까지 한숨을 쉬며 쳐다봐도 상관없었다.
지로는 하루종일 가쿠토네 놀러가서 인생게임도 해야지- 라던가, 과자말고 귤을 사가는게 좋을까? 등을 생각하느라 잠 잘 틈도 없었다. 잠이야 이따 가쿠토네서 잘건데 뭐.
하지만 연습이 여전히 늦게 끝나서 숙제를 먼저 끝마치고 나자, 인생게임까지는 하지 못했다. 약간 풀이 죽은 지로를 가쿠토는 "인생이 다 그렇지 뭐-" 하는 어색한 농담을 하며 대신 젠가를 꺼냈다.
한참을 쌓고 무너뜨리고 깔깔거리면서 벌칙으로 포키로 이마를 맞다가 부러진 포키를 보며 다시 깔깔거리다보니 어느덧 잘 시간이었다.
"짜잔-!"
"와아 새 이불이다-!"
지로가 잠옷으로 갈아입는 동안 재빨리 어제 넣어뒀던 이불을 꺼낸 가쿠토가 자랑스럽게 침대 위에 펴보였다. 예상대로 지로는 특히 양 그림에 환호했다.
"하나,둘,셋-!"
동시에 숫자를 세고는 침대위로 폴짝.
둘 다 가벼운 편이라 몸이 가볍게 침대위로 떠올랐다. 그리고 새 이불도 같이 푱-
다시 침대위로 떨어진 두 사람을 안아주듯 이불이 부드럽게 감겼다.
"와,이거 진짜 폭신폭신하다-"
"그치그치? 너 오면 처음 쓸려고 아껴뒀지."
"와아- 가쿠토 최고-!"
히터가 틀어져 있다고 해도 계속 침대 위에 있기엔 조금 추웠다.
한동안 누워서 뒹굴거리던 가쿠토와 지로는 이번엔 이불 속으로 쏘옥 들어가서 얼굴만 내밀었다.
"내일은 늦게 일어나도 되니까 더 좋다, 그치?"
"응- 이제 학교 나갈 날도 얼마 안남았고-"
"테니스부는 방학 때도 물론 연습 엄청 하겠지?"
"...으응- 게다가 이젠 부장도 아토베니까아-"
"아- 빨리 3학년 됐으면 좋겠다. 응?"
"............으응....."
어느새 잠든 지로를 보며 이불을 다시 잘 덮어준 가쿠토는 침대가 흔들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빠져나와 불을 껐다. 그리고 다시 나올 때처럼 조심스럽게 들어가 이불을 덮었다.
"잘 자, 지로."
"...................응..너도......."
희미하게 들려오는 지로의 대답에 가쿠토는 어둠속에서 가만히 웃어보았다. 새로 받은 겨울 이불은 포근하게 두 사람을 감싸주고 있어, 가쿠토는 좋은 꿈을 꿀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니 단어를 잘못읽어 참 다행인듯도 싶고-_-
원단어였으면 대체 어떤 내용을 썼어야 했을까요(...)
그리고보니 저의 가쿠토는 늘 지로에게 포키 먹여주기 전담인 듯 해요'ㅂ'
Posted by 케라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