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것 같이 바쁘던 연말연시 스케줄이 거의 끝났다. 벌써 1월 하고도 3일이니까 당분간은 아마도 조금 쉴 수 있을...리가 없지. 이놈의 인기는 가끔은 싫을때가 있다. 흔들리는 밴 안에서 피곤한 듯 눈을 감은 현중이에게 매니저가 신경질적으로 다그쳤다.
"지금부터 레코딩 하러 가는데 자지마! 목잠겨!"
"...졸린걸 어떡해요. 어제도 녹화 늦어져서 새벽에나 겨우 잤는데."
"너만 졸리냐?"
"아 형~ 어차피 거의 다 왔는데 뭘 새삼~"
울컥한 마음에 짜증스럽게 대답하는 현중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따라서 신경질적으로 말하는 매니저를 정민이 장난스럽게 제지하자 매니저도 하긴, 하더니 다시 운전하는데 집중했다.
"근데 그..팬들한테 이벤트로 연하장 보내는거 다 썼어?"
"어 맞다! 나 그거 아직 안했는데!"
"니들 진짜! 그거 내일 오전까지 넘겨야 하는건데! 오늘 시간날 때 빨리 써. 카드까지 다 나눠줬잖아."
잠잠하던 매니저가 다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덕분에 먼저 말꺼낸 수달영생은 개현중도 아닌데 깨갱하며 물러났다. 현중은 더이상 눈은 감지 않고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런걸 챙기는게 리더인데...현중은 그저 '내일 오전까지랬으니 내일까지 쓰면 되겠지 뭐.' 하고 넘겨버렸다. 그래도 자기만 제때쓰면 나머지는 이미 다 끝내놨을 것을 현중은 잘 알고 있었다. 리더는 끝맺음에 강한거거든.
그러고보니 저쪽 리더는...오늘 녹화있다고 했는데 잘하고 있는건지. 또 편집이나 안당하면 다행이다. 물론 현중은 없는 사람도 만들어내는 상상력을 갖고있지만 그래도 눈에 보이는 쪽이 더 좋은건 어쩔 수 없었다. 무엇보다 편집 당한 부분이 많아질수록 예약녹화에 목숨거는 현중이 숙소에 돌아와 테잎을 돌렸을 때 남의 얼굴만 실컷 보이는건 '캐안습'하다. 니들보다 내가..아니아니 우리 윤호가 더 예쁘거든?
그렇게 현중이 달리는 차 안에서 생각하는 당사자는 한참 쇼프로그램 녹화를 하고 있었다. 오랜만의 국내활동에 지금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아이돌그룹은 당연히 섭외 1순위. 죽을 것처럼 피곤한건 이쪽도 마찬가지였지만 오늘은 조금 가벼운 토크쇼였던터라 웃고 떠들다보니 좀 나은 편이었다.
"...네, 그래서 나이는 뭐, 생일은 별로 차이 안나는데요, 제가 약간, 아주 약간 위긴 하지만 역시 윤호씨가 더 연습도 오래하고 했으니까 리더...죠."
"그런데 제가 듣기로는 사실 시아준수씨가 프로필 상하고 생일이 다르다고 들었어요. 맞나요?"
"아, 네. 그래도 다 형이죠 뭐. 윤호형. 영웅이형."
"왜 나만 맨날 영웅이형이야? 재중이형도 아니고."
"어, 아니 그건, 그게 멋있어서..."
"아하하, 아무튼 일전에 오셨던 SS501 분들하고는 좀 틀리네요. 그땐 정민씨가 필요한 게 있을 때만 현중씨한테 형이라고 부른다고 했었거든요."
"아하하하하. 저희는 그러면 큰일나요."
내내 응,응, 하고 고개를 끄덕이던 윤호는 갑자기 언급된 익숙한 이름에 왠지모르게 당혹감을 느꼈다. 물론 가요 프로그램 등에서 팬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걸 자주 들어왔지만 그런것이 아니라 이런 자신들의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곳에서 그의 이름이 들리는 것은 조금 미묘한 기분이다. 사실은 조금 싫은걸지도.
그래서 늘 열심히 하는 윤호는 조금 삐뚤어지기로 결심하고 현중이 생각을 조금만 하기로 했다. 사실 평소에도 방송중에 생각하긴 하지만 오늘은 조금만 더 길게. 오늘은 새 앨범 레코딩 한다고 했으니까 지금쯤 한참 녹음실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을터였다. 목 안상하면 좋을텐데. 어제는 같은 방송국의 다른 프로그램을 녹화하느라 잠깐밖에 같이 못 있었는데 나중에 얘기를 들으니 셋트에 문제가 생겨서 결국 새벽까지 녹화를 했다고 했다. 안그래도 그 큰 눈 밑에 다크서클이 생겨있을 걸 생각하니 윤호는 바로 앞에 앉아서 웃고 있는 유천의 눈처럼 아련해지기 시작했다.
"어머 일본 활동이 많이 힘들었나봐요. 유노윤호씨 눈가가 막 촉촉해지고 그러는게."
"아-니! 리더! 그런건 우리 유천이가 해야하는건데 먼저 그러면 어떡합니까."
"풋.으하하 재중이..아니 재중씨 발언에 또 유천씨 눈가가 젖어들려고 그러잖아요."
"아냐, 아니에요. 저 안울어요! 다만 뭐 그냥 여러가지로 생각나는게 있어서..."
그 말에 현실로 돌아온 윤호는 속된말로 '급당황' 했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 지난거지? 그것보다 지금까지 대체 무슨 대화가 오고 간거지? 잠깐, 일본 활동이랬으니 분명 초반에 기반을 잡기까지의 에피소드들이 나온게 틀림없었다. 물론 그땐 고생도 하긴 했고 힘들었는데 윤호는 지금만큼 힘든적은 없다고 생각했다. 또 아련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유천을 보며. 분명 녹화가 끝나면 재중이에게 왜 애를 울렸나면서 '똑바로해리더' 어택을 받을 게 틀림없었다. 현중아, 너 나 부럽다고 했냐. 내 지위가 이렇다...
그 시간 현중은 연하장을 들고 끙끙거리고 있었다. 이번 이벤트는 멤버별로 팬 1명씩에게 선물로 보내는 것이었다. 아직 녹음까지는 시간이 좀 있었고, 사실 이런거 간단한 메시지면 충분하긴 했지만 모처럼의 이벤트기도 했고, 무엇보다 자신은 시대가 원하는 4차원을 넘어선 다차원 아이돌의 선두주자 김현중이 아니던가. 남들처럼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뜻깊은 한 해 되세요.] 따위의 문구만 적을 수는 없다는 역사적 사명감에 불타고 있었다. 진실을 말하자면 글자 좀 똑바로 적으라고 퇴짜맞았다. 이만하면 윤호보다 잘썼구만 뭐!
...라고 할 수는 없었기에 펜이 부러져라 손에 힘을 주고 다시 쓰기 시작하는 현중. 이러다 손가락에 굳은살 배기면 나중에 윤호한테 손가락 맛사지를 받을 생각이다. 그럼 윤호 손가락이랑 내 손가락이랑 서로 엇갈리면서... 그래서 자연스럽게 남은 손으로 윤호의 작은 뒷통수에 손을 가져가고... 아, 그러고보니.
처음 멤버들에게 각각 1장씩의 카드만이 쥐어졌었는데 다들 하는 꼴을 보더니 매니저가 한숨을 쉬며 카드를 다발로 사와 내려놨다. 그래도 다들 열심히 하고 있으니 예정대로 발송할 수 있겠다면서. 그래서 여유있게 카드를 버려가며 작품 활동에 열중하던 현중은 카드 뭉치 속에서 제일 예쁜걸 골라 손에 경련이 일도록 또박또박 써내려갔다.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했으면 하는 그를 위해서. 죄송해요 부모님. 아들놈 키워놨더니 연애질한다고 이래요.
그렇게 한자한자 정성스럽게 써내려간 현중이 마지막에 ♡까지 예쁘게 그려넣자 녹음이 시작되었다. 오늘 부를 노래는 알콩달콩한 사랑노래. 역시 세상은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고 현중은 생각했다. 이런 컨디션이라면 무리없이 오늘분 녹음을 마치고 저녁은 윤호랑 같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머지 놈들이 발목만 안잡으면.
"네, 그럼 오늘 출연해주신 동방신기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드리고요, 다음에 또 출연해주시는 거, 아시죠?"
"네 그럼요! 그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동방신기였습니다-!"
어쨌거나 무사히 녹화가 끝났다. 잠깐 아련했던 유천도 용케 울지않고 잘 참아서 모두의 칭찬을 받았다. 그런데도 윤호는 뒤에 끌려가서 재중이에게 조금 아야하게 맞았다. 너 진짜 그거 과잉보호야! 니가 엄마냐!! 라고 한 번 반항했다 재중과 소울파이터인 창민이에게까지 합동공격을 받은 적이 있는 윤호는 사실 재중보다 창민이 더 무서웠기에 그저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준수는 아직 자기 편이니 다행이다. 이런 때 구해주진 않지만. 준수는 내 왕자님도 아닌걸. 아, 그렇다고 내가 공주라는 건 아니고. 나도 왕자. 응응.
"유천아, 우린 앞으로도 더 힘든일이 많을거야. 그러니까 함께 열심히 하자."
"윤호형...나 열심히 할게. 진짜로."
다시 대기실로 돌아온 윤호는 짐짓 목소리를 깔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유천에게 말을 걸었다. 잠시 어디론가 사라진 윤호를 찾고 있었는지 윤호와 눈이 마주치자 금방 강아지처럼 웃으며 쪼르르 달려오는 게 제법 귀여웠다. 윤호의 말에 또 감동을 받았는지 윤호에게 폭 안겨오는 유천이 자신의 등짝을 쓸어서 재중에게 맞은 부분이 좀 아파왔지만 유천을 안고있는 윤호와 눈이 마주치는 곳에 서있는 재중이 쳐다보고 있어서 아픈 기색을 할수는 없었다. 재중은 늘 이렇게 다른 멤버들을 챙기느라 바쁘다. 근데 나도 좀 챙겨주면 안되겠니? 우린 동갑내기 친구잖아.
그 때 윤호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인을 보니 [우리 현중이♡]
서둘러 자리를 옮겨 통화 버튼을 누르니 반가운 목소리가 한가득 흘러들어왔다.
-어? 전화 금방 받네? 녹화 다 끝났어?"
"응- 좀전에 막 끝났어."
-그래? 녹화는 잘 했고?"
"응. 무사히 잘 끝났는데..."
"어어- 누군가 했더니 현중이구나. 잘 지내니?"
윤호가 막 "...근데 재중이한테 맞았어." 라고 내부고발을 하려는 차에 기가막힌 타이밍으로 재중이 나타나 핸드폰을 뺏어들었다. 그뒤로 한참 요즘 근황과 함께 언제 또 같이 술마시자는 둥 하는 대화가 오고갔다. 재중은 늘 이렇게 다른 멤버 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까지 챙기느라 바쁘다. 근데 나도 좀 챙겨주면 안되겠니 진짜? 우린 동갑내기 친구고...나 니가 있는 팀의 리더거든?
"응응, 아 참, 윤호랑 통화하는데 방해해서 미안하다. 암튼 그럼 다음주 금요일에 한 잔 하는거다?"
-물론이지. 그럼 형 나중에 다시 내가 전화할게.
재중보다 키가 큰 윤호가 쪼그리고 앉아 애처롭게 올려다보자 재중도 이번엔 순순히 핸드폰을 건네주고 물러났다. 다만 곧 짐 챙겨서 출발할거니 통화는 간단하게, 라는 말과 함께. 재중이 뺏지만 않았어도 벌써 통화 끝내고 갔을텐데 어떻게 알고 온거야. 재중의 언론 통제(?)에 윤호는 조금 서러워졌지만 현중의 목소리를 들으니 금방 괜찮아졌다. 오늘자 윤호날씨는 곳에따라 흐리고 비가 오기도 하겠지만 전체적으로 맑음.
-그럼 오늘 시간 괜찮겠네? 약속대로 저녁 먹을 수 있겠다.
"녹음 다 끝났어?"
-그러-엄. 내가 누군데. 아직 방송국이면 음-1시간 반 뒤에 늘 가는 거기서. 어때?
"응. 괜찮아. 그럼 이따 봐."
탁. 소리가 나도록 핸드폰을 닫고 윤호는 서둘러 모두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갔다. 옷도 갈아입고 약속장소까지 가려면 꽤 빠듯한 시간. 그냥 이대로 갈까도 생각해봤지만 왠지 셔츠도 주름이 간 거 같아서 마음에 안들고 신발도 지저분해 보이고 여하튼 모든게 다 마음에 안들었다. 그래도 빨리빨리 움직이면 제시간내에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윤호는 머릿속으로 열심히 옷장속을 뒤적였다. 이거는 색이 별로고, 이거는...
"어, 길 막힌다."
"금요일이잖아."
"아-빨리 가서 밥먹고 싶은데-"
그 말에 퍼뜩 놀라 창밖을 보니 이건 도로가 아니라 주차장이었다. 이 상태로라면 여기서 바로 가도 아슬아슬하게 도착하는거 아니면 지각. 옷 맘에 안드는데...하지만 모처럼의 데이트고, 또 상대방을 너무 기다리게 하는건 예의가 아님을 잘 아는 윤호는 그냥 바로 약속장소로 향하기로 결정했다.
"...늦어서 미안!"
"응? 뭐 길 막히는데 어쩔 수 있나. 미리 연락도 해줬는데 사과까지 안해도 괜찮아."
"그래도..."
"배고프니까 밥부터 먹자. 뭐 먹을래?"
윤호는 한 번 미안해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이럴땐 좀 덜 착해져도 되는데. 사실 직업상 스케줄이 어긋나면 갑자기 약속이 취소가 될 때도 있고하니 오늘처럼 10분 늦은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현중은 생각한다. 현중은 계속해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입꼬리가 내려가있는 윤호의 앞머리를 살짝 매만져주고는 기운차게 메뉴판을 펼쳤다. 한참을 메뉴를 내려다보다 현중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들고 살짝 웃어주니 윤호는 그제서야 좋다고 헤헤-하며 본격적으로 메뉴를 고르기 시작했다.
내내 열심히 일도 한데다가 또 한참 잘먹을 때인 성인남자인 둘은 얼마 기다리지 않아 나온 각자의 밥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일단 대화는 다 먹고나서. 나름 사귀는 사이라면 서로에게 먹여줄법도 한데 그런건 옛날에도 이미 해봤고, 역시 그런것보다는 따뜻할 때 빨리 먹어야 밥도 맛있고 대화할 시간도 많아진다고 한 창민의 말이 더 그럴듯해서 두 사람은 정말 대화 한 마디도 없이 밥먹는데만 열중했다.
"아- 잘먹었다-"
"응. 여긴 언제와도 맛있는거 같아."
하는 말로 대화가 시작된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쉴새없이 떠들기 시작했다. 주로 요즘 일에 관한 것이 많았는데, 평소에도 서로의 스케줄을 교환하며 만날 날짜를 맞춰나가긴 하지만 대략적인 것도 역시 알아두면 좋으니까. 특히 요즘은 해외 스케줄이 부쩍 늘어서 더 만날 시간이 줄어들었다.
"아- 나라가 우리나라 하나밖에 없으면 진짜 좋을텐데."
"현중이는 잘생겼으니까 어딜 가도 인기 많을테지..."
"그러는 윤호는 벌써 아시아의 인기스타잖아?"
"아, 아냐. 나보다는 재중이나 준수가... 그나저나 싫다."
"뭐가?"
"너 자꾸 인기 많아지는거. 그럼 넌 계속 다른 팬들 봐줄거잖아. 정윤호가 여기 있는데."
엄마 오늘 엄마아들 죽어요! 현중은 그저 마음속으로 외칠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이 사람..이 형..아니 이 분이 오늘 왜 이러실까. 물론 평소에도 애교가 많은 사람이라는건 차고 넘칠 정도로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굉장히 남자답다고 생각하는 면도 있어서 오히려 말은 매우 아끼는 편인데. 오늘 녹화가서 무슨 일 있었나? 사실 어디 아픈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드는 현중이었다. 이거 지금이라도 끌고 보약이라도 한 재 지으러 가야하는거 아냐.
잠시간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던 현중은 갑자기 아! 하더니 가방을 열었다. 시무룩하게 앉아있던 윤호도 따라서 가방쪽을 쳐다보았다. 현중이 꺼낸 것은 하얀 봉투 속에 곱게 들어있는 카드. 아까 열심히 적은, 바로 그것이었다.
"자, 이거."
"응? 이게 뭐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의 그것?"
윤호가 봉투를 열자 안에서 귀여운 토끼가 그려진 카드가 나왔다. 펼쳐보니 꽤나 노력해서 썼을 법한 글씨체로 적힌 간결한 메시지가 보였다.
[올해 모든 복은 다 정윤호꺼! 복 많이 받고, 올해도 잘 부탁해요. 사랑해♡ -현중]
윤호는 작게 한숨을 쉬는 듯 하더니 카드를 도로 집어넣었다. 현중이 의아한 눈길로 쳐다보는데 윤호는 입술을 작게 오물거리며 말했다.
"나 이런거 필요없는데."
".......뭐라고?"
"필요없다고. 너랑 만난게 윤호 복이니까."
...엄마 오늘 엄마아들 진짜 죽어요. 게다가 저 말투! 세상에 다 큰 남자가 저래도 되는거에요? 엄마 말 좀 해봐요 제발. 하지만 집에 있을 현중의 모친은 당연히 초능력자가 아니기에 아들의 절박한 외침에 대답해 줄 수 있을리가 없었다.
지금 현중이 생과 사의 기로에 서있는 것도 모르는 윤호는 그저 "아냐?" 하고 고개를 갸웃하며 되묻고 있었다. 현중은 간신히 현세로 돌아와 최대한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맞아. 이 김현중님하고 만난건 평생치 복이지?"
"응."
"그리고...내가 너랑 만난건 내 평생치 복이고."
"...응."
"그럼 이렇게 하자. 앞으로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은 '우리 복'이라고."
".......응."
현중은 점점 고개가 수그러들며 작게 대답하는 윤호의 머리를 다시 한 번 살짝 쓰다듬고는 자신도 살짝 고개를 숙여 윤호의 머리에 맞댔다.
"Happy new year."
아무튼 처음 의도는 꼬꼬마 유농이였는데 생각보다 덜 꼬꼬마...그래도 더 형아잖아요.
참, 재즁이는 유농이를 싫어하지 않아요. 그것도 다 재즁횽아가 유농이가 예뻐서..-_-;